농어촌 지역에서 젊은이가 해야 될 고된 일을
연로하신 몸으로 밤낮없이 애쓰시면서 허리와 관절에 무리가 온
어르신들의 현실이 떠올라서다.
당신들은 당연한 생활이라 여기지만 해결책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민족의 명절인 설이 지났다.
명절을 맞아 고향집에 가족들이 모이게 되면 그 동안 훌쩍 자란 손자와 조카들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한편 집안 어른들의 건강에 대한 자식들의 걱정과 관심이 모아지게 된다. 명절이 지난 후 어르신들을 모시고 진료실을 방문하는 자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한편으로 흐뭇한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농어촌 지역에서 젊은이가 해야 될 고된 일을 연로하신 몸으로 밤낮없이 애쓰시면서 허리와 관절에 무리가 온 어르신들의 현실이 떠올라서다. 당신들은 당연한 생활이라 여기지만 뭔가 해결책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젊은이들이 농어촌에서 생활하면서 그 노고에 부합되는 수입과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다면 우리들의 부모님들이 더 이상 아픈 허리와 다리를 이끌고 논과 밭이나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노년층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노인들의 적절한 운동과 노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무리한 노동은 관절과 허리 등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률을 높이게 된다. 결국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져 나라와 개인 모두에게 손해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초고속 전산망, 휴대폰, 조선업, 반도체, 철강, 생명공학 분야 등에서 선진국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가 많이 있다. 우리 민족의 명석한 두뇌와 부지런함, 높은 교육열 등의 덕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나라를 이렇게 까지 가꾸고 우리들을 교육시키고 키워주신 부모님들은 아직도 농어촌에서 힘든 농사일에 지쳐 약과 주사로 아픈 허리와 다리를 이끌고 노년을 보내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에서는 첨단산업뿐만 아니라 농축산업 이나 어업 등 1차 산업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제몫을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첨단산업에 근무하는 사람과 같은 자긍심과 경제적 안정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1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여 지원한다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농어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 새로운 길을 개척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1거 3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청년 실업으로 절망하는 젊은이들의 수가 줄어 들 수 있고 둘째 농어촌의 어르신들이 과도한 노동에서 벗어나 좀 더 건강을 유지하고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셋째 국제적 경쟁력을 잃어가는 1차 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어 국가적 부와 산업간의 균형을 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명절뒤끝에 진료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허리사진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었다.
김상규 원장(광주우리들병원 062-603-8000)